김정은 평양종합병원 착공식 참석, 무엇이 문제인가

등록일 2020.03.20
지난 18일 조선중앙텔레비죤과 노동신문 등 북한의 모든 선전매체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평양종합병원착공을 선포했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했습니다. 특히 노동신문은 김정은 위원장이 착공식에서 한 연설전문과 사진, 그리고 간부들과 함께 첫 삽을 뜨는 모습을 비롯한 여러 장의 사진을 1면과 2면에 걸쳐 실었습니다. 북한주민을 위한 종합병원을 건설한다고 하니 환영할 만한 일이고 응당 축하해 줘야 마땅합니다.

그러나 김정은 위원장의 연설 내용을 살펴보면 과연 이번 병원 건설이 진심으로 인민들을 위한 것인지 의구심이 들게 합니다. 이제 불과 200여일밖에 남지 않은 10월 10일 당 창건 기념일까지 종합병원을 무조건 완공해야 한다는 무리한 건설 목표를 제시한 것부터, 이 사업이 결국은 체제선전용 눈가림 사업이라는 걸 보여줍니다. 

더 큰 문제는 신형코로나비루스로 전 세계가 비상이 걸린 상황에서 이런 대규모 행사를 공개적으로 개최했다는 점입니다. 지난 11일, 세계보건기구가 코로나19에 대한 팬데믹(대유행)을 선언하면서 많은 국가들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방역사업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집회는 물론이고, 일상생활의 한 부분이었던 종교모임까지도 자제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수십 명도 아닌 수천 명을 한곳에다 모아놓고 착공식을 벌였다니 기가 막힙니다. 지금까지 북한은 공식적으로 단 한명의 확진자도 없다고 발표한 상황이니, 자신들은 비루스 예방과 방역에 자신이 있어 대규모 행사를 열어도 괜찮다는 것을 외부세계에 보여주려고 한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런 행위는 명백히 북한주민의 생명을 걸고 도박하는 것과 같은 무모한 짓입니다. 노동신문과 각종 매체를 통해 신형코로나 감염증을 막자고 매일같이 선전하면서도 정작 김정은 위원장의 치적 사업을 위해 주민들을 동원하는 이런 이중적인 태도는 오히려 주민들에게 더 큰 혼란만 줄 뿐입니다. 

가뜩이나 코로나19의 여파로 경제난까지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번 평양종합병원 건설로 북한주민들은 또다시 최악의 고비를 맞게 됐습니다. 10월 10일까지 무조건 끝내라는 지시에 여기에 동원된 건설자들은 밤낮 없는 전투 속에 지쳐갈 것이고 직장, 가두 가리지 않고 전체 북한주민들에게 또다시 지원물자, 지원금을 내라고 닦달할 것입니다. 북한당국은 북한주민의 생명을 살리겠다는 평양 종합병원건설 착공식이 오히려 이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길이 될 수 있음을 잊지 말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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